조지아텍에서 도시를 공부하는 대학원생

미국에서는 왜 기차로 이동하기가 힘들어졌을까 (2) - 여객 목적 철도 산업이 몰락한 이유 본문

City of Atlanta/교통 | Transportation

미국에서는 왜 기차로 이동하기가 힘들어졌을까 (2) - 여객 목적 철도 산업이 몰락한 이유

아드모어 2023. 7. 30. 23:38

Intro

앞선 글에서 미국 철도 산업이 어떻게 시작하여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본 글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왜 20세기 중후반에 여객 운송 목적의 철도 산업이 수축되는 반면 물류 중심의 철도 산업이 급성장하게 되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미리 결론을 말하자면 우선 자동차와 트럭 이용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미국 전역에 설치된 Interstate 고속도로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성이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매우 개선되었다. 장거리 이동이 아닌 이상 자유롭게 도로만 있으면 달릴 수 있는 자동차 & 트럭 덕분에 기차는 물류와 여객에 있어 이용 수요를 빼앗겨 버렸다.

 

이와 더불어 ICC의 간섭 때문에 이익 창출을 도모하려는 철도 회사의 움직임이 둔해져 버렸다. 다행히 1980년부터 정부가 여러 규제들을 완화해 주면서 철도 회사는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지만 그들은 단기간에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였다. 안타깝게도 물류 (freight) 운송이 핵심이었으며 그들은 자연스레 화물 운송에 최적화되어 있는 스케줄과 노선만을 살리고 다른 노선들에 무관심해졌다 (이미 여객 운송은 적자 사업이었으며 마침 외부 환경 요인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열차 차량을 추가할수록 단위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화물 열차는 점점 더 길어지고 속도는 느려졌다. 이는 결국 하나의 선로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여객 열차의 이동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민영 회사의 철로를 빌리면서 여객 열차를 운행하고 있는 Amtrak 입장에서는 정말 미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 새롭게 철로를 건설하자니 돈이 없고... 선로 이용 우선권을 받고 싶어도 철도 회사는 자기들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굳이 선로를 내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Index

Part 1.

  1. 미국 철도 시스템 Overview
    1. Facts
    2. History

Part 2.

  1. 여객 목적의 철도 산업이 몰락한 이유
    1. 내연기관과 고속도로의 등장
    2. ICC의 간섭
    3. 고여있었던 철도 민영 회사의 생존
      1. 화물 철도 산업의 독주 (내부 & 외부 요인)
      2. 여객 철도 산업의 몰락 (최악의 서비스)
    4. 그 외...

Part 3.

    1. 그래도 Amtrak에게 희망은 있다
      1. Amtrak Improvement Act (1973)
      2. Passenger Rail Investment and Improvement Act (2008)
      3. 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2021)
    2. Not a perfect step, but it's a step

Part 2

여객 목적의 철도 산업이 몰락한 이유

내연기관과 고속도로의 등장.

내연기관의 발전과 원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자동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당장 Ford 혹은 GM 사의 성장 스토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는 아직까지도 미국 철도 이용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가장 명백한 이유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여객 운송 측면에서 자동차가 기차와 비교하였을 때 가지고 있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생각한다.

  • 유동적인 경로와 스케줄:
    • 출발 시각이 정해져 있는 기차와 달리 자동차는 이용자가 원하는 시각에 출발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정해져 있는 경로가 아닌 도로가 놓아져 있는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
  • First / Last Mile이 사라지며 가능해진 Door 2 Door 이동:
    • 기차역까지 이동하는 과정과 역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First / Last 마일 과정 없이 집 앞에 있는 자동차를 운전해서 바로 목적지까지 달릴 수 있다.
  • 개인 수납공간 추가
    • 트렁크와 뒷좌석에 개인 짐을 실수 있게 되어 한번 이동할 때 수송 측면에서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

"Henry Ford and Model T" source: https://dyler.com/blog/15/ford-model-t-most-significant-car-of-20th-century

 

당연히 화물 운송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장점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소규모로도 물류 이동이 가능한 트럭이었기에 time sensitive 한 물품은 기차가 아닌 트럭에 실릴 수밖에 없다 생각한다.

 

물론 중/장거리 이동에 있어 기차가 그나마 좀 더 효율적이었겠지만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제정한 "Federal-Aid Highway Act of 1956" 혹은 "National Interstate and Defense Highways Act of 1956" 때문에 고속도로 건설이 시작되었고 기차의 입지는 한순간에 더욱이 좁아졌다.

source: https://highways.dot.gov/public-roads/summer-1996/three-states-claim-first-interstate-highway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도로는 제한 시간 내에 자동차와 트럭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를 더 늘려주었기에 기차에 대한 선호도는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아이젠하워 장군이 한번 디씨에서 서부를 차로 갔을 때 몇 주일 걸려서 빡친 점, 그리고 전쟁 중에 독일 고속도로로부터 감명을 받아 Interstate 고속도로의 필요성을 인지하였다고 한다.

아이젠하워 장군이 횡단하는 도중 기록한 사진으로 당시 도로 상태가 아주 열악하였음을 보여준다. source: https://www.wyohistory.org/encyclopedia/eisenhowers-1919-road-trip-and-interstate-highway-system

 

결국 법이 통과되고 재정 자원을 확보한 순간부터 최소 4차선의 고속도로가 전미를 가로질러 건설되었다. 물론 냉전시대에 군사목적으로 고속도로를 지었을 테니 "National Interstate and Defense Highways Act"가 좀 더 적합해 보인다. 아무쪼록 고속도로의 대규모 건설덕에 자동차와 트럭의 이동성은 향상했으며 이외에도 도시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Final Map of The Dwight D. Eisenhower System of Interstate and Defense Highways" source: https://www.fhwa.dot.gov/interstate/finalmap.cfm


자동차와 고속도로의 보급으로 인하여 1950년대부터 철도 회사는 화물과 여객 측면 모두 이용 수요를 뺏기면서 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ICC의 간섭.

1887년, "Interstate Commerce Act"를 통해 설립된 Interstate Commerce Commission (ICC)는 철도 산업을 연방단위의 경제 규제 대상이 되는 최초 산업으로 만들어 공정한 이용 요금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던 철도 산업에 오히려 어이없는(?) 규제를 적용하여 철도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버렸다. 저번 Part 1 글에 언급했던 경우 말고도 예를 들어,

  • 물품 종류에 따라 상이한 철도 운송 요금
    • ICC는 수요와 상관없이 운송 요금 범위를 설정했는데 곡물 및 광석과 같은 살화물에 대해서는 낮은 요금을 책정하는 반면, 소규모 단위로 운송되는 공산품에 대해서는 높은 요금을 설정하였다. 이런 규제 때문에 공산품 운송은 기차가 아닌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이 담당하기 시작했다.

철도 회사들이 ICC에 요금 인상을 허락해달라고 부탁하는 와중에 뒤에서 겁에 질린 철도 대가, 반더빌트.  source: https://en.wikipedia.org/wiki/Interstate_Commerce_Commission#/media/File:How_times_have_changed_U._Keppler_1914.jpg

 

  • 경로 선택과 상관없이 비슷한 철로 이용 요금
    • 철도 교통 수업을 듣다 보면 routing problem (어느 한 차고지에서 열차가 출발하여 차례대로 배송을 완료한 다음, 다시 출발지로 돌아올 때 어떤 최적화된 경로를 선택해야 하는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공부할 때가 있다. Open routing problem은 꼭 열차가 출발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최종 목적지로 이동할 때의 경로 선택 문제이다. 해당 문제 모두 이용하는 경로 길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회 노선이 최단 노선보다 비용이 더 발생하는데 ICC는 두 경로의 이용 요금을 비슷하게 책정하였다. 즉 A와 B를 잇는 경로가 여러 개 있다 한들 길이와 상관없이 비용이 비슷해졌기에 경로 최적화 과정을 거친다 한들 소용이 없어져버렸다.

source: https://www.freightwaves.com/news/economics/flashback-friday-interstate-commerce-commission-1-2

 

  • 통일된 철도 이용 요금 인상
    • 규제로 인하여 개별적인 철도 이용 요금 조정이 어려웠으며 일반적으로 요금 인상은 전면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과거에 쓰이던 데이터를 반영해서 책정되어 왔다. 따라서 기술 발전 및 교통량 변화가 일어나 지역마다 비용 패턴에 상이한 영향을 준다 한들 대부분 무시되었다.

 

추가로 "Big John" 열차 사건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ICC의 존재 이유에 대해 철도 회사들이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1960년대 초반 "Southern Railway" 회사는 ICC에 새로운 호퍼차(Hopper Car: 총 100톤 용량이며 하나의 컨테이너 안에 4가지 종류의 곡물을 담을 수 있다)를 도입하면서 ICC에 곡물 운송 요금을 줄여달라고 요청을 했다 (저렴한 운송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하지만 ICC는 이를 거절하였으며 그 이유로, 낮은 요금으로 인하여 수로 운송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결론으로 인하여 새로운 기술 도입이 늦춰지면서 철도 산업은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였다.

source: https://farmflavor.com/georgia/georgia-crops-livestock/big-john-hopper-cars-keep-poultry-industry-on-track/


물론 ICC는 기차 말고도 트럭 물류 산업 등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확실한 건 당시 힘들어하던 철도 산업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맞아 보인다. 결국 많은 철도 회사는 파산 기로에 놓여있었지만 1970년대부터 연방 정부에서 드디어 구원의 손길을 내주었다.

 


고여있었던 철도 민영 회사의 생존.

드디어 연방 정부는 철도 산업을 소생하고자 보조금과 대출을 지원해 주기 시작하였다 (참고로 이 시기에 Rail Passenger Service Act of 1970 때문에 Amtrak이 탄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동 및 중서부에 위치한 철도가 파산에 들어갔으며 규모로는 당시 전체 네트워크의 약 20% 정도이다. 또한 기존 선로를 정비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 1976년, 47,000 마일 이상의 선로가 관리되지 않아 해당 구간을 지날 때는 안전상의 이유로 저속으로 열차가 달렸다고 한다. 참고로 1978년 도시 간 물류 운송에 있어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5%까지 떨어졌고 1970년 대 철도 산업의 투자자본수익률은 2.0%를 맴돌았다. 

 

결국 1980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Staggers Rail Act of 1980"에 서명하면서 이전에 적용되었던 많은 규제들을 없애주고 철도 회사 간의 자유 경쟁과 함께 회사 자체적으로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풀어주었다. 이를 통해 철도 회사는 ICC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으며 그들이 새롭게 누린 권리로는, 정부 허가 없이 독자적으로 요금 설정 가능; 철도 회사와 운송 회사 간의 비밀 계약 체결 가능; 불필요한 노선 매매 혹은 철폐 과정 간소화... 등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허락하는 분위기였다. 

법안에 서명하는 지미 카터 대통령. source: https://en.wikipedia.org/wiki/Staggers_Rail_Act#/media/File:Signing_of_the_Staggers_Rail_Act_of_1980.jpg

 

실제로 효과는 있었고 철도 회사가 다시 수익을 낼 수 있었다!

source: https://www.aar.org/issue/staggers-act/

 

   화물 철도 산업의 독주.

하지만 철도 산업이 이익을 내는 과정에 있어 몇 가지 손을 보았는데 이는 화물 철도 산업의 성장을 이끈 반면 궁극적으로 여객 목적의 철도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 인수 합병을 통한 회사 몸집 불리기
    • 법이 시행된 이후, 1980년에는 40개의 메이저 철도 회사가 존재했는데 인수 합병 등의 과정을 거치며 2013년에는 총 4개(e.g., BNSF Railway, CSX Transportation, Norfolk Southern Railway and Union Pacific Railroad)만이 남았으며 이들이 전체 철도 수송량의 90%를 운영하고 있다. 결국 이는 회사 간의 경쟁 저하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정치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뽐내고 있다. 당연히 철도 분야에 있어 그들이 행사하는 힘은 압도적이다.

source: https://americanbusinesshistory.org/what-became-of-that-railroad/

 

  • 이익을 극대화하는 노선만을 살리고 다른 노선은 포기
    • 본인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내에서 만약 A와 B를 잇는 노선 중 중복 노선이 있다면 하나의 노선만 남기고 해당 구간에 집중적으로 열차를 배치하고 운송하는 것이 유지 및 운영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따라서 과거 황금기 때 이용되었던 Intercity 구간 중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간은 잊혀졌다.

 

  • 화물 열차 개발에 집중하기
    • 화물 부문에서의 기차 및 선로 설계 기술은 미국이 압도적이다. 문제는 한 번에 많은 차량을 이어 붙여서 수송 1회당 단위비용을 절감하려 하다 보니 보통 미국에서의 화물 열차는 길이가 엄청 길며 (최대 2마일짜리도 있음!) 속도 또한 무지하게 느리다.

source: https://www.uirr.com/en/news/mediacentre/2286-the-optimal-length-of-freight-trains.html

 

이와 같이 철도 산업은 내부적으로 화물 부문만 몸집을 키우는 반면 여객 사업에 무관심하였으며 안타깝게도 외부적인 환경 또한 물류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도록 도와주었다. 즉, 화물 운송을 통해 철도 회사가 더욱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 이전과 달라진 공급망
    • 과거의 열차는 산재되어 있는 수많은 공장으로부터 출발하여 여러 주요 목적지 (항구, 도시..)로 모이는 구조여서 많은 선로를 필연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물류망을 살펴보면 외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꽤 커졌다. 특히 저렴한 원가를 자랑하는 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수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말인즉슨, 중국 베트남 한국 등으로부터 출발한 컨테이너가 태평양을 지나 서부 주요 항구에 집적된 다음, 열차에 실려 동부 주요 도시로 향하게 되는 (Intermodal) 공급망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즉 과거의 Node to Node가 아닌 Hub to Node로 공급망이 변하면서 철도 회사는 전보다 적은 선로를 보유하고도 더 많은 물량을 운송할 수 있게 되었다.

source: jotech97

 

  • 알짜배기 노선 확보
    • 소규모 단위로 이동되거나 시간에 민감한 물품 운송은 더 이상 기차가 맡지 못하는 구조이지만 여전히 곡물, 광석, 화약, 중장비 등은 기차로 운송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그나마 열차와 경쟁이 될만한 수단은 트럭이 아니라 미시시피 강을 중심으로 발달된 수로 운송 시스템이지만 최근 들어 경쟁 수단 없이 독자적으로 물류 구조를 지배할 수 있는 노선을 확보하게 되었다. 심지어 해당 운송 품목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끊어질 확률이 매우 낮아 보인다. 예를 들어, 석탄. 과거에는 동부에 위치한 애팰랜치아 산맥으로부터 많이 채굴되었지만 요즘에는 록키 산맥이 위치해 있는 콜로라도, 와이오밍 주로부터 많은 양의 석탄이 채굴된다. 즉 미시시피강으로부터 아주아주 먼 곳이므로 오직 기차만이 해당 광석들을 운반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석탄을 발전소로 운송하는 교통수단 분담 비율에 있어 기차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콜로라도 강을 지나 운송되는 석탄. source: https://climatewest.wordpress.com/2014/07/23/floating-with-the-coal-trains/
전체 운송에 있어 수로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다. source: https://americanbusinesshistory.org/what-became-of-that-railroad/

 

   여객 철도 산업의 몰락.

철도 민영 회사가 성장하는 와중에 Amtrak은 1970년대에 계속 머무르고 있었다. 애초에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열차를 굴려야 하는데 소유하고 있는 선로도 엄청 적고 화물 중심이 아닌 여객 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투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참고로 이미 여객 관련 이용 수요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대부분 가져간 상태...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노선만이라도 잘 운영하여 수익을 만들어야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서비스의 질은 계속 떨어졌고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등을 돌렸다고 생각한다 (아 물론 '서비스의 질'이라 하면 개인적으로 열차 상태가 아닌 On-time Performance를 가리킨다). 여객용 기차의 가장 큰 장점은 "정시성"인데 애초에 출발시각도 못 지키고 탑승 시간마저 계속 예고 없이 늘어난다면 정시성은 결국 무의미해진다.

  • 대부분의 선로를 가지고 있는 철도 민영 회사
    • Northeastern 구간을 제외한 노선의 경우, Amtrak은 다른 회사의 철도를 빌려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요금이 문제라기보다 그쪽 회사에서 자신들의 화물 열차를 우선 통과시키다 보니 여객 열차는 화물 열차가 앞에 있으면 속도를 줄여야 하거나 화물 열차가 지나가려 하면 비켜줘야 한다.

source: https://en.wikipedia.org/wiki/Railroad_classes

 

  • 본래 기능을 잃은 Rail Siding
    • 화물 열차를 추월하고 싶어도 문제는 너무나도 긴 화물 열차 길이이다. 본래 기차 간의 추월을 가능케 하고자 Rail siding이 존재하지만 화물 열차가 Rail siding 구간 길이보다 길어버리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 추월차선이 등장했지만 만약 해당 차선보다 긴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source: https://www.youtube.com/watch?v=FZyjvuzkhzI


결국 Amtrak은 돈도 없고 선로도 없고 힘도 없어서 철도 회사를 대할 때 항상 을이 되었고 결국 이는 여객 서비스 품질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곧 소비자들의 신뢰 하락부터 시작하여 이익을 낼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고 말았다.


그 외.

지금까지 왜 물류 부문의 철도 회사는 잘 자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객 목적의 산업은 망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알아보았다. 물론 위에 언급한 이유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크리티컬 한 또 다른 원인은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이라 생각한다. 애초에 모빌리티 사업은 제로섬 게임과 같이 전체 이용 수요는 정해져 있으며 교통수단이 새로 등장하면 결국 기존에 존재하였던 교통수단의 고객을 빼오는 현상을 보인다. 즉, 기차를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어 버리는 교통수단을 생각해 보면 자동차 말고도 비행기의 등장도 분명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장거리 이동 수요마저 비행기로부터 다 뺏겼으니...

 

혹시 다른 이유가 또 있다면 댓글 부탁드린다!


그렇다면 앞으로 Amtrak은 악순환으로부터 나올 수 없는 것인가... 에 대한 나름의 답을 다음 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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